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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접할 수 없는 태국 영화지만, 퀄리티가 높은 작품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헝거>입니다. 
 

 

길거리의 요리사, 파인다이닝에 입문

 
작은 식당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식당의 주방장이 된 오이. 식당에 밥을 먹으러 온 파인다이닝 수셰프 톤의 눈에 띄면서 헝거(Hunger)라는 파인다이닝 셰프팀 면접을 보게 됩니다. 식당에서 항상 같은 요리만 하던 오이는 헝거에서는 특별함을 선물한다는 말을 보고헝거팀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면접에 참여한 오이는 계란과 밥만 넣은 볶음밥으로 면접을 통과하며 헝거에서 볶기 담당 요리사가 됩니다. 헝거는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셰프 폴이 운영하는 셰프팀으로 고위직, 연예인, 돈 많은 사람들이 헝거팀을 불러서 요리를 대접받습니다. 폴은 기존에 먹던 음식들과는 전혀 다른 실험적이고 새로운 음식들을 사람들에게 대접합니다. 사람들은  폴의 요리에 열광합니다. 많은 요리 영화들이 있지만 헝거에서 보여주는 요리 퍼포먼스는 이전에 보던 음식 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제목과 같이 굶주림에 음식을 탐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음식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헝거팀과 이별, 새로운 스타 쉐프의 탄생 

 
헝거에서 다양한 식재료, 다양한 음식을 만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던 오이는 폴이 불법적으로 포획된 조류를 이용하여 고객들에게 요리를 해주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일을 계기로 오이와 톤은 헝거팀을 나오게 됩니다. 헝거팀을 나왔지만 새로운 요리에 대한 열망이 커진 오이는 유명 셰프들을 대상으로 요식업을 크게 하는 사업가를 찾아갑니다. 오이는 사업가와 손잡고 오이가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 요리를 가지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오픈합니다. 오픈하자마자 문전성시를 이루며 오이는 새로운 스타 셰프로 등극하게 됩니다. 
 

스승인 폴과 새로운 신예 오이의 대결 

 
이 영화의 가장 클라이맥스는 이미 스타인 쉐프 폴과 새로운 신예 셰프 오이가 펼치는 요리대결입니다. 태국 왕족의 화려한 생일 파티에 초대된 오이와 폴은 각자 다른 음식으로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맨 처음 오이는 화려하고 도시적인 메뉴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다음 폴은 소 한 마리를 통째로 가져와 시즈닝을 하는 퍼포먼스와 거대한 토치로 소고기를 익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파티의 주제였던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재물로 바쳐지는 소를 음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폴이 준비한 소고기를 둘러싸고 게걸스럽게 소를 먹는 사람들의 모습은 기존 음식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괴하고 독특한 장면입니다. 그 다음 오이는 추억의 음식인 징징이국수를 내놓습니다. 음식에는 단순히 맛뿐만 아니라 해주는 사람의 정성, 음식 속에 얽힌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음식이었습니다. 소박한 국수를 맛있게 즐기는 사람들. 그런데 폴의 음식이 나오려 할 때 모두의 핸드폰으로 폴이 불법을 감행하며 요리를 해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폴을 연행해 갑니다. 
 

아쉬운 마무리 


스타쉐프 였던 폴의 몰락, 그리고 화려한 파티 뒤에 쓰레기처럼 남겨진 음식을 보고 귀족들의 파티에 환멸을 느낀 오이는 셰프자리를 내려놓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작은 식당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요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오이가 원래 있던 작은 식당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마무리는 훈훈하지만 요리를 통해 뭔가 멋지게 성취하는 여성 셰프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