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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로 개봉한 성난 사람들은 대니(스티븐 연)와 에이미(앨리 웡)가 난폭운전으로 서로 엮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장르를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로맨스도 판타지도 아닌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억압된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수의 복수의 복수

 

홈 디포에서 자살하려고 잔뜩 샀던 화구들을 다시 환불하려고 방문했다가 영수증이 없어서 환불을 못하게 된 대니. 복잡한 마음으로 집으로 떠나려고 차를 빼려는데 뒤에 오던 고급 SUV가 클락션을 세게 울립니다. 자신이 지나가려 했는데 차를 뺐다는 이유로. 화가 난 대니는 따지려 들지만 오히려 상대 차주가 창문을 내려 손가락 욕을 날립니다. 그렇게 시작된 분노의 질주. 대니는 상대방 차를 쫓아 끝까지 따라가지만 결국 차를 놓칩니다. 그 대신 차 번호를 열심히 외웁니다. 차 번호를 인터넷에 검색하니 정보를 더 확인하고 싶으면 돈을 내라고 합니다. 주저 않고 결제한 뒤 차주의 주소를 확인한 대니는 그 집으로 찾아갑니다. 자신의 직업인 수리공을 이용해 에이미의 집에 들어간 대니. 집수리가 잘못된 곳이 있는 것 같다면서 집구석구석 살펴주면서 에이미에게 평소에 누가 차를 사용하는지 물어봅니다. 흰색 고급 SUV는 자신이 일하러 갈 때 자주 사용한다는 얘기를 듣고 대니는 속으로 유레카를 외칩니다. 화장실 좀 써도 되겠냐고 물어본 뒤, 화장실 사방에 오줌 갈기기 성공. 운전 그렇게 하지 말라고 에이미에게 경고를 날린 뒤 유유히 에이미의 집을 빠져나옵니다. 순식간에 당한 에이미는 분노에 휩싸여 대니의 차량 번호를 달달 외웁니다. 대니의 신상정보와 대니 사업체를 알게 된 에이미는 대니 회사에 평점 테러를 해놓습니다. 그렇게 복수의 대가로 일이 뚝 끊겨버린 대니는 다시 한번 에이미에게 복수를 꿈꾸게 됩니다.

 

 

복수가 만든 인연들

 

한번의 클락션으로 얽히고설켜버린 대니와 에이미. 서로에게 복수하기 위해 갖은 술수를 쓰게 됩니다. 에이미는 가짜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어서 대니의 동생 폴에게 접근합니다. DM으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던 폴과 에이미. 에이미는 폴에게 설렘을 느끼게 되고, 폴도 에이미에게 설렘을 느끼게 됩니다. 에이미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온 폴은 에이미의 가짜 인스타그램 프로필이었던 미아를 보고 미아를 불러내려 합니다. 이를 본 에이미는 폴을 불러내 사실은 자신이 미아 프로필로 접근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얘기합니다. 폴은 그런 에이미에게 입을 맞춥니다. 그렇게 에이미와 폴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에이미와 폴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 속마음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에이미가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폴은 에이미에게 지속적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그렇게 둘은 성적인 관계까지 나누게 됩니다. 반대로 대니는 에이미의 남편 조지에게 접근합니다. 조지가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친분을 쌓습니다. 평소에 집에서 아이 돌보는 일을 주로 했던 조지는 새로운 친구가 생겨 기쁩니다. 말도 잘 통하고 같은 동양인에 자신의 처지에 공감해 주는 대니에게 사적인 일까지 모두 털어놓으며 친한 친구로 발전하게 됩니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나

 

그냥 지나갈 수도 있었던 클락션 소리. 따라오던 뒷차에게 사과할 수 있었던 기회들. 운전하면서 생길 수 있는 사소한 시비가 두 남녀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걸까요? 사실 에이미는 돈 문제로 자주 싸우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자존감도 낮고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가지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지를 만나면서 자신의 빈 부분들을 채워주는 조지가 너무 좋아 결혼도 하고 예쁜 딸도 기르게 됩니다. 거기다가 조그맣게 시작한 사업도 승승장구하면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의 역할도 함께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의 삶은 사라지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일하지만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은 없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민 온 대니는 K-장남으로 어렸을 때 미국 생활에 적응하며 인종 차별, 왕따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부모님에 대한 책임감으로 살아왔습니다. 반대로 공부도 잘하고 미국 생활도 더 적응 잘하는 동생을 보며 자격지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부모님과 동생을 책임져야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기술도 배우며 열심히 살았지만 사업도 잘 풀리지 않고 사랑하는 여자와도 현실적인 문제로 헤어지면서 삶의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삶의 회의감과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성난 사람들. 세상 사람들 다 잘먹고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고 벅찰까 하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이 드라마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